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수년간 초능력을 지닌 영웅들의 연대와 희생, 그리고 거대한 악에 맞서는 장대한 서사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해왔다. 그러나 ‘썬더볼츠*’는 이 익숙한 공식을 의도적으로 비튼 작품이다. 완벽한 히어로 대신 과거의 실패와 상처, 범죄 이력, 정치적 이용의 흔적을 지닌 인물들을 한 팀으로 묶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초능력이 전혀 없는 인물도 있고, 능력이 있어도 그것이 절대적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영화는 결함과 트라우마, 그리고 선택의 무게를 전면에 내세운다. 특히 2030 세대가 공감할 만한 불안정한 현실 인식과 조직에 대한 회의, 개인의 판단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서사 전반에 녹아 있다. 동시에 액션 매니아층을 만족시킬 만큼 전략적이고 밀도 높은 전투 연출을 통해 팀 무비의 쾌감을 극대화한다. 지금부터 썬더볼츠*의 줄거리 전개, 인물 심리, 팀 서사의 의미, 그리고 관람 포인트를 깊이 있게 살펴본다.
썬더볼츠* 초능력보다 인간적인 결함, 마블팬추천 포인트
썬더볼츠*는 거대한 폭발 장면이나 화려한 능력 시연이 아니라, 불안한 브리핑실의 공기에서 시작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비밀 실험 프로젝트를 수습하기 위해 비공식 팀을 구성한다. 문제는 이 프로젝트 자체가 외부에 공개될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공식 히어로를 투입하면 정치적 책임이 뒤따르고, 실패 시 국제적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선택된 카드가 바로 ‘잃을 것이 적은 인물들’이다.
팀에 소집된 인물들은 모두 과거에 낙인이 찍힌 존재들이다. 누군가는 과거 빌런으로 활동했던 전력이 있고, 누군가는 국가의 비밀 작전에 동원되었다가 버려졌다. 또 다른 이는 실험의 결과물로 취급되며 인간적인 존엄을 빼앗긴 경험을 지녔다. 이들은 정의의 상징이 아니라, 시스템의 그림자에 서 있던 사람들이다.
초반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팀원들이 처음 한 공간에 모이는 순간이다. 어색한 침묵, 날 선 시선, 노골적인 냉소가 오간다. “우릴 믿고 맡긴다고?”라는 반문은 단순한 대사가 아니라, 이 영화의 정체성을 압축한다. 이들은 스스로를 영웅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모품이자 대체 가능한 카드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
첫 번째 작전은 폐쇄된 연구 단지에 잠입해 폭주한 시스템을 정지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로 들어간 팀은 정보가 의도적으로 왜곡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단순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의 책임을 덮기 위한 조작이 숨어 있다. 이때 팀원 간 갈등이 폭발한다. 임무를 완수할 것인가, 진실을 파헤칠 것인가. 이 갈림길에서 각자의 과거가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 인물은 과거 유사한 실험으로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어, 명령보다 감정을 우선한다. 그의 독단적 행동은 팀을 위기에 빠뜨리지만 동시에 다른 인물들의 상처를 자극한다. 이 장면은 단순한 실수나 배신이 아니라, 트라우마가 현재의 판단을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보여준다.
마블 팬이라면 주목할 요소가 또 있다. 이전 작품에서 스쳐 지나갔던 설정과 사건들이 구체적으로 연결된다. 과거 전투의 잔해가 어떻게 사회적 문제로 이어졌는지, 히어로의 승리 뒤에 남은 부작용이 어떤 이들에게 상처를 남겼는지 드러난다. 썬더볼츠*는 세계관의 어두운 층위를 파고들며, ‘정의’라는 이름 아래 가려졌던 희생을 조명한다.
중반부, 내부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되면서 팀은 사실상 붕괴 직전까지 몰린다. 서로를 의심하고, 과거 행적을 들추며 공격한다. 그러나 각자 흩어진 뒤에도 같은 단서에 도달하면서 진짜 적이 외부가 아닌 권력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인식의 전환이 팀을 다시 묶는다. 완전한 신뢰는 아니지만, 공통의 분노와 문제의식이 새로운 연대의 출발점이 된다.
2030취향 저격, 거친 팀액션과 현실감
2030 세대는 과도하게 이상화된 영웅보다 현실적이고 복합적인 인물을 선호한다. 썬더볼츠*는 바로 이 지점을 정확히 겨냥한다. 액션은 화려하지만 허황되지 않고, 감정은 절제되어 있으나 무겁다. 인물들은 거창한 연설 대신 짧고 직설적인 대사로 자신의 입장을 드러낸다.
영화 초반 도심 추격 장면은 속도감과 현실감을 동시에 잡는다. 차량이 뒤엉킨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추격은 단순한 스펙터클이 아니라 전략 싸움에 가깝다. 누가 길을 차단하고, 누가 우회로를 확보하는지 명확하게 보인다. 관객은 폭발 장면보다 인물의 판단과 선택에 집중하게 된다.
근접 격투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좁은 복도, 불안정한 조명, 제한된 시야 속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인물들은 쉽게 지치고, 타격을 입으면 분명한 후유증이 남는다. 이는 무적의 히어로 서사와 대비된다. 싸움은 멋있지만 동시에 위험하고 고통스럽다.
중반부 분열 이후, 각 팀원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장면은 2030 세대가 공감할 만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조직의 명령이 항상 옳지 않다는 인식, 그리고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조된다. 한 인물은 상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민간인을 구한다. 그 결과 작전은 지연되지만, 관객은 그의 선택을 쉽게 비난할 수 없다.
후반부에 드러나는 진실은 단순한 반전을 넘어선다. 권력층은 실패를 감추기 위해 팀 전체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팀은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선다. 침묵하고 살아남을 것인가, 폭로하고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격렬한 토론 끝에 이들은 스스로 작전을 수정한다.
이 과정에서 인물 간 감정선도 변화한다. 초반에 가장 냉소적이던 인물이 동료를 위해 몸을 던지고, 가장 이기적으로 보이던 인물이 정보를 공유한다. 완전한 화해는 아니지만, 최소한의 신뢰가 형성된다. 이는 2030 세대가 체감하는 느슨한 연대의 형태와 닮아 있다.
결말은 완전한 승리가 아니다. 진실의 일부만이 드러나고, 모든 책임이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팀은 더 큰 희생을 막는 데 성공한다. 애매하지만 의미 있는 승리. 이것이 썬더볼츠*가 제시하는 현실적 결말이다.
액션매니아를 위한 관람 포인트와 차별성
액션 매니아라면 이 영화의 전투 설계를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각 인물의 능력과 약점을 고려한 동선 배치가 치밀하다. 돌파 담당, 저격 지원, 정보 해킹, 방어 및 유도 등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된다. 팀 전투는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클라이맥스는 거대한 산업 단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제한 시간 안에 시스템을 차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팀은 세 구역으로 나뉜다. 교차 편집을 통해 각 구역의 긴장감이 동시에 상승하며, 시간 압박이 극대화된다. 음악은 과도하게 감정을 유도하지 않고, 현장 소음과 숨소리가 강조된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한 인물이 통로를 막기 위해 폭발 장치를 수동으로 작동시키는 순간이다. 그는 죽음을 각오하지만, 동료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남는다. 대신 큰 부상을 입고, 이후 움직임이 둔해진다. 이 디테일은 액션의 현실감을 높인다.
기존 어벤져스가 이상적이고 영웅적인 연대를 보여줬다면, 썬더볼츠*는 불완전하고 상처 입은 이들의 연대를 제시한다.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최소한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다는 메시지. 이는 최근 팀 무비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엔딩은 열린 결말 구조다. 팀은 공식 조직으로 인정받지 않지만, 완전히 해체되지도 않는다. 각자는 흩어지지만 연락망은 유지한다. 필요할 때 다시 모일 수 있는 느슨한 연대. 이는 후속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남기면서도, 이번 작품의 서사를 독립적으로 완성한다.
‘썬더볼츠*’는 초능력 중심 히어로 영화의 공식을 벗어나, 결함과 상처를 지닌 인물들의 선택과 연대를 그려낸다. 마블팬에게는 세계관의 확장과 깊이를, 2030 세대에게는 현실적인 공감과 가치관의 반영을, 액션 매니아에게는 전략적이고 밀도 높은 전투의 쾌감을 제공한다. 완벽한 영웅이 아닌 불완전한 인간의 팀업을 경험하고 싶다면, 썬더볼츠*를 통해 마블의 새로운 방향성을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